오늘도 챗 GPT와 함께 기획 업무 툴을 개발하고 있던 평범한 게임기획자 A는 문득 'AI 시대의 프로그래머' 도서의 리뷰를 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월초와 월말은 업데이트 주간이라서 정신없이 일하다 보니 월을 넘겨 버리고 말았다. 애초에 오늘은 10월 1일이라서 나라가 정한 임시 공휴일인데, 일주일은 해야 할 일을 당장 내일 오전까지 마쳐 놓으라고 하면 사람의 정신이 온전할 리가 없지. (망할 회사)
오렐리의 책은 늘 뭔가 생물을 표지로 사용하는데, 표지 그림에 대한 설명을 보더라도 이 생물이 왜 이 책의 표지인지 기획 의도를 모르겠다. 뭔가의 기준이 있는 것 같은데 뭘까.
'AI 시대의 프로그래머'는 AI 시대에서 프로그래머가 시대에 뒤처지는 뒷방 늙은이(?)가 되지 않게 도와줄 책이다. 원래도 IT 업계는 일 잘하는 한 명이 일 못하는 열 명 분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게 가능한 곳이고 100배의 성과도 올릴 수 있는 곳이다. 그러니까 너나 나나 개발자가 되겠다며 개발자 타령을 하고 있지만. 그런 업계에서 AI라는 부스터를 달아서 업무를 한다면? 평소 업무 퍼포먼스가 조금 부족한 사람도 업무 퀄을 높이고 성과를 가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이 책에도 쓰여 있지만, AI를 활용하는 것은 결국 개인의 '문제 해결력'을 서포트하는 비서 같은 것이라 문제 해결력이 부족하다면, 똑같이 AI를 활용한다고 해도 효율적으로 쓰기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이 필요하다. 이 책이 업무 효율을 올려준다는 것은 아니고 적어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모아서 가이드를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AI 어시스턴트를 중급 이상으로 업무나 프로젝트에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사람은 이 책의 대상 독자가 아니다. 이 책은 정말 프로그래머가 업무에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가이드 정도라서, 초보자나 입문자, 아직 챗 GPT랑 채팅하는 정도 외에는 사용해 본 적 없는 이에게 적합하다.
AI는 등장과 함께 너무 빠르게 발전해버려서 이제 어느 직군이든 'AI를 얼마나 수족처럼 활용할 수 있는가?'가 생존의 조건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다들 어느 정도 AI를 업무에 활용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당장 우리 회사만 해도 AI를 업무에 적극 활용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분위기로 문화가 바뀌고 있음에도 아직 AI를 기시하며 멀리하는 뒷방 늙은이가 있기 때문에 모두가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튼 여기저기서 AI 타령을 하는 이 세상에서 아직도 AI로 본인 능력치를 뻥튀기할 수 없는 개발자라면, AI를 가지고 몸값을 얼마나 불릴 수 있는지 궁금할 테고, 그런 사람에게 친절한 가이드가 돼 줄 책이다.
실로 AI는 개발자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안 쓰는 놈이 뒤처지는' 세상을 만들었으니까. 이제 개발자가 아닌 기획 직군의 나 같은 사람도 더 쉽게 프로그램을 만들고 코드를 짜고 툴을 개발해서 쓰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초보자와 입문자는 이 책을 통해 AI 어시스턴트 프로그래밍 도구의 일반적인 기능들이 어떤 것이 있는지, 무엇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끊임없이 수요도 적은 다양한 기술 서적을 만들어 주는 '한빛미디어'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이지만, 요즘 들어서는 정말 기술서를 찾아볼 필요도 없이 AI 어시스턴트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기술서를 전문으로 하는 출판사가 AI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이 참 많겠다는 생각이 든다.
AI를 쓰다 보면, 있는 그대로 질문을 하는 통에 본의 아니게 세부 정보를 챗 GPT 서버에 유출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책에서는 초보자들이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해당 부분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짚고 넘어가 준다. 위험하지 않게 질문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같은. (아니 그래도 서버 IP를 대놓고 올리는 거는 좀 너무 하지 않냐...)
개발자의 친숙한 친구는 챗 GPT이지만, 그보다 더 친숙한 깃허브에서 코파일럿을 쓸 수 있다. 사실 제대로 쓰고 있다면, 챗 GPT 친구도 똑똑해서 좋지만 이쪽도 좋다. 양쪽 다 써보았을 때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 챗 GPT는 주로 이미지 생성이나 기획, 마케팅, 디자인 업무에 쓰고 있고 코드는 이쪽에서 하고 있다.
그렇다. 코드 짜라고 하면은 지 맘대로 코드를 짜 놓아서 뭐 어쩌라고 할 수 있지만, 주석도 달아주고 심지어 코드 분석도 해준다(아직은 종종 틀릴 때도 있다).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같이 일하는 프로그래머 놈이 나를 엿 먹이는 지 아닌지는 알 수 있게 되었다는 말씀.
개발자가 AI를 쓴다고 하면 보통은 챗 GPT를 통해서 코드 짜고 코드 수정하고 그런 걸 생각할 텐데 생각보다 별 걸 다 할 수 있다. 그리고 AI 어시스턴트 프로그래밍 도구는 챗 GPT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제일 유명하고 일반적이며 접근성이 좋고 사람들 관심도도 높은 것은 챗 GPT 친구이기 때문에 책에서도 이 친구에게 꽤 많은 분량을 할당하고 있다.
책에서는 다양한 AI 어시스턴트 프로그래밍 도구를 다루고 있고, 그것들의 능력과 최신 정보, 가격을 다루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아마 이 책이 출시되어 내 책상 위에 펼쳐져 있는 지금은 이 책이 써졌을 때보다 더 발전했을 거라는 점이다.
나는 회사에서 남들보다 1년 정도 먼저 업무에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그때까지는 회사 분위기도 AI를 적극 수용하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나 혼자 조용히 생산성을 늘리고 성과를 올리는 데 그쳤는데(괜히 신문물 알리겠다고 나대면 회사에서 싫어하는 사람이 생김ㅎ), 회사의 분위기가 AI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바뀌면서는 회사에서 종종 AI를 업무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세미나를 통해 교육을 하게 됐다. AI의 발전은 정말 빛의 속도로 빨라서ㅡ, 세미나 자료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AI는 계속 발전을 해서, 자료를 처음 만들 때는 안 되었던 것이 발표를 하기로 한 날에는 가능해지는 재미있는 일들이 계속 발생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책에서 이 부분, 챕터 7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당연히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게 나는 본업이 기획자이기 때문이다.
여러분 진짜 기획자도 꼭 이 책을 읽으십시오!
피가 되고 살이 됩니다.
당당하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책에서 설명하는 내용들이 이미 내가 업무에 다 쓰고 있는 부분들이기 때문이다. 나만 알고 싶었는데 알려주게 되어서 아쉽지만, 여러분도 회사에서 중요한 핵심 인재가 되어야 하지 않겠음둥?
책에는 이 챕터 바로 다음에 코딩이 나온다. 기획하고 코드 짜고 리팩토링하고 디버깅하고 테스트하고 배포하고 아니 이렇게 쉬운데 왜 AI 안 해요?!
"한빛미디어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